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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2003 L’Equipe Magazine (France) By Jean Issartel
(2003년 프랑스 잡지에 실렸던 기사라고 합니다. 외국 게시판(www.menstennisforum.com)에서 어떤 분이 영어로 번역한 기사를 다시 번역했습니다.)

솔직히 나는 마라트 사핀이 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서 그처럼 뒤틀린 마음을 가지는 것은 아주 힘겨운 것임이 확실해서이다. 로저 페더러의 경우는 재능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아는 한 항상 그렇지는 않고, 때때로 그는 재능 때문에 혼란을 느낀다. 매트 빌란더(Mats Wilander)만이 천재성에 연민을 느끼는 듯 하다. 사핀은 빌란더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인데, 그는 한때 사핀의 코치였고, 어떤 면에서 사핀을 ‘특출한 재능의 복잡성’ 에 의한 희생자로 보고 있다.

로저 페더러의 증상(症狀)은 사핀과 똑같지는 않거나, 그보다는 덜 이런 복잡성에 의해 지장을 받고 있다. 그리고 마크 로제(Marc Rosset)도 페더러가 말하는 방식, 그럴듯하게 농(弄)을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스위스 데이비스 컵 팀의 주장인 로제는 페더러와 친한 친구이고 사핀의 코치이기도 했다. 그 역시 이 러시아인의 심적 복잡성과 믿을 수 없는 잠재력을 알고 있다.

빌란더 역시 알고 있다. ‘분명히, 로저와 마랏은 투어에서 가장 재능있는 두 명의 남자선수다. 그러나 이들의 재능은 전적으로 다르다.’ 로제는 말한다. ‘마랏은 신체적으로 천재이다. 그는 미래 선수의 원형(原型)이다; 강한 서브를 놓기에 충분히 키가 크고 어깨가 적당히 벌어졌지만, 너무 크지 않아 잘 움직일 수 있다; 강하게 공을 칠 수 있는 파워가 있지만, 날씬하고 유연할 수 있도록 너무 파워 있지는 않다. 추가로 완벽한 타이밍과 좋은 눈을 갖췄다. 아무도 마랏만큼 강하게 치지 못한다.

로저는 놀라운 샷을 고안(考案)할 수 있고 게임에 대한 감각이 좋아 눈부시다. 내가 알기로 누구도 로저만큼 세기(細技)와 감각이 좋지는 못하다. 그리고 그는 뛰어난 샷이 있다… 로저가 연습할 때를 보면, 내가 지금껏 본 적 없는 샷을, 그가 치는 것을 본다. 그는 테니스의 모든 샷을 칠 수 있고, 분명 지금까지 이 스포츠에 속하지 않았던 것도 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로저는 자신의 능력을 겸양을 갖고 간단히 요약한다. ‘나는 좋은 손재주가 있다… 그리고 나는 코트에서 유연하고 이완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재능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라켓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재능이 한편으론 결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사핀은 이런 복잡성에 대해 다른 식의 할 말이 있다. 그는 항상 자신을 정말로 자극하는 것과 관련해 얘기할 때는, 열정적으로 말하며 이해시키려한다.

‘하지만 누가 나를 이해하겠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을, 가끔은 나도 이해 못한다… 이 점이 사람들이 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라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모든 샷들을 내 최고의 수준으로 치는데 성공하는 것이다. 나는 완벽을 달성하길 원하고, 이를 너무 자주 원한다. 이점이 나를 지치게 하고, 미치게 한다. 아무도 내 두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그래서 모두들 내가 돌았다고 말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최고조로 집중해 있는 상태에 대한 느낌을 너무 좋아하고, 충실한 상태에 대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나는 내 두뇌의 상태를 하나의 모범으로 여긴다. 이것이 너무 좋은 느낌이어서 나는 이런 느낌 아래에서 경기해야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다.

매트 빌란더가 설명하듯, 문제는 ‘마랏은 기준을 너무 높게 설정한다.’는 것이다. 그의 기준시합은 샘프라스와의 2000년 US오픈 결승전인데, 완벽한 경기를 기준시합으로 삼을 수는 없다. 이는 그를 지치게 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고, 지게 만들 것이다.’

‘신경이 곤두서냐고? 그보다 1000배는 더 나쁘다.’ 마랏은 말한다. ‘원하는 플레이가 될 때, 나는 테니스를 숭배한다. 그러나 제대로 못할 때는 아주 끔찍하고 모든 것에 회의(懷疑)하기 시작한다. 자문(自問)해 본다. ‘제기랄,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내 인생은 뭐지? 네 경기를 봐, 네가 하는 짓을 봐, 엉망이야!’ 나는 이럴 때 괴롭다.’

그리고 때때로 마랏은, 괴로울 때 이 고통을 단축시킨다. 이점이 매트 빌란더의 신경을 자극한다. ‘그처럼 재능있는 선수는 같은 상대를 9번 연속 6-1, 6-1로 이기고는, 10번째를 좀 더 대등한 경기였다는 이유로 그냥 포기해 버릴 수 있다. 나는 같은 선수에 대해 10번을 연속 이겼고, 거의 항상 매 시합의 같은 지점에 상대를 브레이크(break)하곤 했다. 특출나게 재능 있는 선수는 너무 자주 앞에 상대가 서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자신이 골프를 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공이 너무 자주 되돌아오면 놀란다. 그러면 이들은 패배를 받아들이기 두려워 그냥 져 버린다.’

시합을 그냥 져 버린다? 그렇다. 마랏은 상대에게 패했다고 여기지 않기 위해, 자진해서 져 버리곤 한다. 마크 로제는 이를 이해하고, 자신도 그런 적이 있다. ‘테니스는 심리적 운동이다. 그 주의 토너먼트를 우승하지 않는 한, 매주 낙담하게 된다. 낙담은 챔피언에게도 삶의 일부분이고, 다음 주에는 다른 기회를 갖게 된다. 나는 시합에서 가끔 그냥 포기해 버렸는데, 포기한 것은 상대에게 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감을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이다.’

바로 이것이 2002년 호주 오픈 결승전에도 마랏에게 일어났다. 그때 이후로 로제와 빌란더가 공히 증언하는데 ‘마랏은 부끄러운 것은 상대에 패하는 것이 아니고, 싸우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페더러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기에는 너무 학습이 잘 되어 있다.’ 로제는 말한다, ‘그는 너무 솔직해서 그런 식으로 포기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 된다. 로저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페더러의 코치인 피터 룬트그렌(Peter Lundgren)은 말한다. ‘로저는 규칙적인 사람이고, 특출난 재능이 있지만 평범한 삶을 산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문제의 근원이 된다. 유년기부터 남들이 ‘너는 천재야’, ‘너는 세계 1위가 될 거야.’ 라는 말을 듣는 것은 부담 가는 일이다. 로저는 솔직하다. 그는 자신이 천재라는 것을 알지만, 이런 압박감을 감당하지 못했다. 어릴 적 그는 라켓을 부러뜨리곤 했다. 심리학자의 도움으로 이는 과거의 일이 되었고, 그는 이제 제대로 길에 들어섰다. 그는 덜 부정적이고, 실패한 것 보다는 성공한 것을 더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더 자기규율에 능하게 되었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목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무얼 하지 말아야 하는 지를 알고 있다.

마크 로제에 의하면, ‘종종 로저는 쉽게 무너지곤 했다. 그는 경기를 압도하고 통제했지만, 결정내는 것을 잊었다. 그리고는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해지면 미쳐버렸다. 사실, 로저는 더 비열해야 했고, 추하게 이기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했다. 그랜드 슬램에서 안 되는 날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바로 이런 날 차이가 생긴다. 이런 날 로저는 관중을 열광시키지 않고, 샷을 창조해내지 않고 이기는 보통 선수가 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그가 이점을 이해했고 이렇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점에 관해 로저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발견했고, 기적적인 샷이 관중을 열광시키지만, 이기는데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했다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