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감정를 자제하는데 장애를 가진 통제 불능자였다. 감정을 쌓아두고 계속 안으로 안으로 숙성시키다가 나중에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폭주.

그 가 일으킨 5-6건의 소동은 모두 최소 3일전에 자신이 당했던 ‘억울한 일’이 발단이 됐다. 빨래터에서 자리를 뺐겼거나, 식판을 닦다가 물을 뒤집어 썼거나, 훈련 중 옆 자리 아이에게 밀쳐지거나 팔꿈치로 맞았거나…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시비가 그에겐 견딜 수 없는 분노와 복수심, 걷잡을 수 없는 폭력의 사유가 됐다.

행 군을 하다 앞사람 군장에 치었다, 그럼 그는 그 상황을 곰씹기 시작한다. ‘나는 아픈데 쟤는 왜 깎듯이 사과를 하지 않는 걸까, 내가 우습게 보이는 걸까, 가정교육을 잘못 받은 걸까, 군대에서 우습게 보이면 안되는데, 군대에서 약해지면 안 되는데, 나는 왜 화를 내지 않고 참은거지, 내가 참아서 더 우습게 보이는 거 아닐까, 나는 왜 손해만 보고 살지, 손해를 보고 살면 나중에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데, 저 새끼는 나중에 빌 게이츠처럼 돈 많이 벌어서 나같은 애 툭툭 치고 다닐 거 아냐, 그리고 존나 이쁜 마누라에 존나 더 이쁜 첩까지 얻어서 어쩌고 저쩌고…’

이런 의식의 흐름이 최소 3일간 지속된다. 그리고 나서, 아무도 3일전의 일에 대해 기억하지 못할 때, 그는 그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에 완전히 미쳐서 다짜고짜 묻지마 폭력을 휘두르는 거였다.

그 자리에서, “아프잖아!”라고 신경질을 냈으면 그만이었을 것을. 그는 아무 말도 않하고 싱글싱글 웃고 넘어간 뒤 그게 안에서 걷잡을 수 없이 부패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폭발해 버리는 거였다.

————————————————————–

참지 말고 얘길 하세요. 꼭 보면 말없고 얌전하고 착한 놈들이 살인자 됨.

그렇다고 사소한 거 참지 못하고 목숨 걸고 대들면 죽거나 다침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