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에 맞게 행동하면 서로가 좋을텐데, 막상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운전도 그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국내 운전문화를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저역시 운전하다보면 가끔식 화가 날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상대편이 저 때문에 화가 났을 경우가 있었는지도 모르고요. 다음은 GM대우 웹진 3월호에 나간 자동차문화 관련 제 글입니다.

다소 비약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인 것 같아 자동차세상 게시판에도 올려봅니다.

추월차로와 끼어들기

 

세상은 법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법이란 최소한의 원칙일 뿐이다. 기자 초년병 시절 동대문과 강남 일대 경찰서를 돌며 수많은 사건들을 지켜봤지만 세상은 법보다는 사람들끼리의 무언의 합의인 상식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자동차운전에도 운전자 끼리의 상식이 있다. 자동차문화가 성숙된 사회란 그런 상식이 잘 통화는 사회다. 한국은 어떤가. 세계 5위의 자동차생산 대국이지만, 운전자끼리 상식이 잘 통하는 사회인지는 한번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운전문화에서 가장 잘못된 것 중 하나는 추월과 끼어들기에 대한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무역일을 하는 이모씨는 5년전 독일에 첫출장 갔을 때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서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뜨겁다. 이씨는 당시 렌터카업체에서 빌린 폭스바겐 골프를 타고 편도 2차로의 1차로를 달리고 있었다.

 

주행속도는 시속 110Km. 그 구간의 제한속도 100km보다 빠른 것이었다. 달린지 얼마되지 않아 뒤쪽에 검은색 포르쉐 911 한대가 따라붙었다. 이 차는 무슨 뜻인지 왼쪽 방향지시등을 깜박거렸다. 이씨는 무시하고 1차로를 계속 달렸다. 포르쉐는 1~2분간 계속 방향지시등을 켜다가 결국 2차로로 추월해갔다. 얼마뒤엔 은색 BMW 5시리즈가 이씨의 차 뒤에 붙었다. 이 차 역시 한참동안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다가 2차로로 추월해 갔다. 나중에서야 이씨는 1차로가 ‘추월차 전용’이며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건 ‘추월하겠으니 비켜달라’는 의사표시라는 것을 알았다.

법적으로 이씨의 행위는 문제될게 없다. 그러나 이씨는 ‘1차로는 추월차로’라는 운전자끼리의 상식을 깬 것이다. 국내에서도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차로에 해당한다. 편도 3차로를 예로 들어보자. 차량소통에 여유가 있을 경우 3차로는 화물차용, 2차로는 일반차용, 1차로는 추월차로로 비워놓는게 맞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시속 100km로 정속주행하는 차들이 추월차로를 막고 나선다. 심지어 대형트럭들이 1차로를 떼지어 달리는 경우도 있다. ‘1차로는 추월차로’라는 상식을 운전자들이 인지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뒷차가 추월의사를 표시한다고 상향등을 켜도 꿈쩍 않는다. 이때 추월하려는 차는 2차로를 통해 추월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일뿐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1차로를 비워주고 뒷차에 길을 양보하는게 순리다.

편도 1차로의 경우 부득이하게 중앙선을 넘어 추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뒤쪽 차가 내 차를 추월하려고 중앙선을 넘었다면, 상대가 빨리 추월을 끝낼 수 있도록 내 차의 속도를 늦춰줘야 한다. 상대가 중앙선을 넘어 추월을 시도하는데 도리어 내 차의 속도를 높이는 상식밖의 운전자들이 의외로 많다.

 

추월의사의 표시방법으로 뒷차가 상향등을 켜는것 역시 좋지않은 습관이다. 비키라는 표시가 너무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앞차가 추월차로를 막고있으면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서 추월의사를 표시하는데, 리어뷰미러에 차가 나타나자마자 재빨리 길을 비켜주거나 1차로에서 추월이 끝나면 곧장 2차로로 복귀하는게 보통이어서 방향지시등을 켤 필요도 별로 없다.

끼어들기는 어떤가. 끼어드는 방법을 처음부터 잘못 배운 운전자들이 의외로 많다. 끼어들기는 방향지시등을 먼저 켠뒤 끼어들려는 차량의 ‘뒤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상대차량의 앞으로 끼어들겠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면 상대에게 심한 불쾌감을 줄 뿐 아니라 사고위험도 있다. 앞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켜고 끼어들 의사를 보이면 속도를 높여 상대차의 끼어들기를 결사적으로 저지하는 차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제발 속도를 늦춰 끼어들기를 허용해줘라. 몇대 보내준다고 약속시간에 늦지않으며 끼어들기를 저지하느라 겪는 스트레스에 비하면 끼워주는 편이 정신건강에도 훨씬 이롭다.

 

창밖으로 손을 내밀면 무리한 끼어들기도 괜찮다는 식의 운전문화도 바뀌었으면 한다. U턴하기위해 또는 좌회전차로로 들어가기 위해 손을 휘저으며 무려 3~4개 차로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끼어드는 차들이 있는데, 대부분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무리해서 끼어드는 경우다. 불과 몇백미터만 앞으로 더 가서 돌면 되는데 그게 싫어서라면 그런 운전습관 자체를 바꿔야 한다.

교통량이 많은 국내상황에서 뒷차의 양보를 받지 않고 부드럽게 끼어들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양보를 받았다고 생각되면 주저말고 비상등을 켜거나 오른손을 들어 고마움을 표시하자.

갑자기 끼어들고 나서도 뒷차의 배려를 외면한채 제 갈길만 가거나, 옆 차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앞차에 최대한 붙어서 끼어들기를 막은뒤 상대편 운전자와 눈을 안마주치려고 앞쪽만 응시한다면 얼마나 삭막한가.

오늘부터라도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차로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끼어들기할때 끼어들기당할때 조금만 더 상대방을 배려해보자. 운전자들끼리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아주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by 최원석

 

————————————————————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서 스크랩해왔다.

 

나도 추월선에서의 궁벰이들한테 하이빔은 기본이요….. ….범퍼 위협도 기본이요……그리고 마지막엔 "꼭 사고나서 뒤져주세요"하고 빌었음……

 

존나 반성한다…..아프로 안그럴것이다…………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