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앞으로의 집값 전망에 관한 글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부동산 정책이 어떤 배경으로 결정되었고 지금 어떤일들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각자 판단하고 나름대로 위험회피를 하라는 의미에서 그 내용을 알려드리는 겁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집을 산다는 것이 거의 전재산을 투자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는 점을 감안할때, 그 투자시기를 결정함에 있어서 나름대로 판단을 내릴때 지금부터 해드리는 이야기가 도움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경제에 관한 어려운 용어나 이론은 생략하고 가급적 쉽게 이야기해 드리려 합니다.

 우선 지금의 저이자율 정책이 시작된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읍니다. 대략 2000년 전후에서 연방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주택모기지 이자가 4-5% 대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볼때 1982년도의 경우 무려 17%라는 엄청난 모기지 이자율에 비교해본다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낮은 이자인데, 그 시기가 실리콘 밸리의 닷컴신화가 무너지며 주식시장의 하이텍 관련주가 완전히 파산해 휴지가 되거나 혹은 잘해봐야 반에반토막 나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이 정도로 주식시장이 망가지면 자연적으로 그이후에 상당기간 경기가 침체되며 불경기가 시작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새로 공화당이 집권하고 부시대통령이 정권을 잡자마자 이런일이 일어나 경제가 망가지며 여기저기 못살겠다는 소리가 나온다면, 전임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의 호경기 시절과 더욱 비교되며 재선은 커녕 공화당의 지지율이 급락할것이 자명합니다. 이렇게 되자 공화당은 의회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테니 대공황때 뉴디일 정책을 폈던것처럼 그린스펀에게 경제를 부양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것을 요구합니다. 바로 이때 그린스펀의 경제팀이 구상했던 방법이 이자율을 낮추고 부동산 가격을 올려 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럼 국민들이 자신들이 더 부자가 되었다는 즐거운 환상을 가지게 되고, 집의 재융자를 통해 창출된 돈이 소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재산세가 늘어 정부세수가 늘어난다는 꿩먹고 알먹고 누이좋고 매부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던겁니다.

  하지만 정말 이러한 정책이 그렇게까지 좋은 정책이었다면 왜 지금까지 미국의 어떤 대통령이나 금융정책팀도 이런 정책을 사용한 적이 없었고, 외국에서도 전혀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인지 당연히 궁금증이 생길겁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외국에서 시도는 해봤지만 경제력이 미약하고 주식시장 규모가 작아 커다란 후유증만 남기고 실패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호주입니다. 집값이 폭등했다가 갑자기 폭락하며 4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죠.) 해답은 이런 정책은 마치 마약과 같아서 나중에 치루어야 할 엄청난 대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것은 차차 이야기 하겠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처음에는 입에 달아도 마치 화학비료와 같아서 처음에는 수확량이 확~ 증가하지만 조만간 땅을 산성화시켜 나중에는 자꾸만 더 많이 화학비료를 써야만 수확량이 유지되고 그러면 그럴수록 땅은 더 망가져만 가고 땅의 지력이 약화되어 병충해 때문에 농약을 더욱 듬뿍 쳐야만 하는 곤란한 상황이 연출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책은 이렇게 세웠어도 집값을 부양한다는 것은 단순히 연방정부의 이자율을 내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분이 고등학교에서 이미 배운것처럼 은행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저금을 바탕으로 저축액의 7배 정도의 한도내에서 융자를 해줄수가 있는 것인데 미국인의 저축율은 유럽과 비교해서도 ¼에 불과할정도로 터무니없이 낮았기 때문에 아무리 미국의 경제규모가 커도 도무지 예상되는그 비용을 감당할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이때 목표수치에 다다를때까지 전국적인 모기지 재융자를 유도하는데 필요하리라고 판단한 예상되는 자금의 전체 규모는 대강 적게는 3조 많게는 6조달러 규모였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짐작됩니다.

 이 막대한 금액은 밀리언의 천배인 빌리언의 천배, 영어로 하면 6 트릴리언 달러인데, 이게 얼마나 거액인지 아마 언뜻 감이 잘 안오실겁니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 전체예산규모가 257조원입니다. 달러대 원화의 비율을 1:1300으로 잡는다면 우리나라 전체예산보다도 30배나 더 많은 금액입니다. 또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는 이라크전에 미국이 지금까지 지출한 예산총액도 3천억 달러 정도입니다. 이것만 해도 미국인 한가정당 3400달러나 되는 금액이지만 이마저도 주택버블을 유도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과 비교하면 불과 5%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런정도의 자금을 대출할수 있는 사설은행은 물론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미국이 경제대국이라 하더라도 이런정도의 거액을 중앙은행의 발권기능을 이용하여 새로 돈을 찍어 메꿀수는 없는 일입니다. 국제 결제기준 통화로서의 지위뿐 아니라 지독한 인플레이션이 유발될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들은 Fannie Mae and Freddie Mac (FMFM)이라는 정부출자회사 (Government Sponsored Enterprises, GSE)를 동원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이 회사들은 원래는 1938년에 주택융자에 따른 금융기관의 위험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에서 설립한 회사이며 원래이름은 Federal National Mortgage Association인데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디일 정책의 일환으로 생긴것을 나중에 민영화한 회사입니다. 그전에는 역할이 미미했던 이 회사들에게 주식시장에서 아무런 규제없이 무한대로 채권을 발행할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이중의 일부를 정부에서 보장하는 형식으로, 미국 정부국채처럼 절대 안전하지만 이율은 조금 더 높다는 광고를 통해 401k 같은 미국 은퇴연금을 관리하는 금융회사들에게 채권을 팔아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자금의 규모가 2004년 3조달러였습니다.  미국증시에서 전체 채권시장의 규모가 대강 25조달러이니 전체 자금의 12%를 한 회사에서 아무런 규제없이 가져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렇게 모아진 자금을 바탕으로 일선 은행들에서 대출해준 주택모기지를 무제한 사들여줍니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이미 자기들이 수수료와 이익을 남기고 대출해준 융자계약을 이들 정부출자회사에 팔아버리면 새로 돈이 들어오면서 또 융자해줄 여력이 생기니 무한정 소비자에게 융자해줄수 있고, 이들이 담보없이 이자만 받는 조건으로 높은 위험부담을 안고 대출해준것까지 모두 사주니 무척이나 고마운 존재였을겁니다. 그러니 아무리 위험해 보이는 대출도 안심하고 승인해줄수 있습니다. FMFM 에서 사주기만 한다면 은행입장에서는 아무런 위험도 없는 셈입니다. 이것이 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이자만 내는 융자가 전체 융자의 반이상 심한경우는 68%까지 차지할 정도로 늘어날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결과적으로 2004년 현재 미국 전체 모기지 융자금 8조달러의 35%가 궁극적으로 FMFM 에서 대출된 것이며, 만약 최근 4년내의 신규대출만을 감안한다면 그 비율은 6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로 이것이 모기지 이자가 연방금리에 근접하거나 심지어는 연방금리보다도 더 낮도록 유지될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입니다. 증시가 불황이라 돈이 부동산으로 몰린것은 결과론일뿐, 원인은 FMFM 에서 증시에서 조달된 엄청난 자금으로 거침없이 은행의 채권을 사들여 주었기 때문이며, 이것은 마치 우리나라에서 불황을 극복한다며 카드발행을 쉽게해서 생긴 막대한 악성채권을 성업공사라는 정부기관에서 국민세금으로 사들여준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이 경우는 국민세금이 아니라  자금이 국민연금(401k)이므로 만약 일이 잘못된다면 엔론사태처럼 또다시 많은이들이 은퇴자금을 날리는 일이 생길겁니다. 다만 이제 그 규모가 엔론 정도에 비할바는 아닐겁니다.

 이 와중에 작지만 인상적인 사건이 하나 발생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자신이 의회에 출석하여 증언하기를 이제는 FMFM들이 발행할수 있는 채권규모를 제한하고 권한을 축소하기를 강력히 권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무척 의외였지만 해석하자면 이는 처음에 일을 벌리고 모험을 감행한 당사자조차 이제는 고삐풀려 날뛰는 소를 보는듯한 통제불능의 위기감을 느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넌지시 사임의사를 주변에 흘립니다. 그러자 미국 상원의 금융소위원회에서 FMFM 회사의 대표를 소환하여 증언을 듣습니다. 이 회사의 CEO가 Richard Syron 이라는 인물인데, 증언하기를  미국의 불경기를 막으려면 FMFM에 어떠한 제한도 가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지금보다 채권발행 규모를 늘려 앞으로 6조달러 정도 추가재원을 더 마련해 현재의 집값을 유지하고 경제를 부양할 계획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으로 참석한 의원들을 경악하게 하고 의회를 발칵 뒤집어 놓습니다.

 상원에서는 그 얼마전에 미국의 국가부채가 너무 늘어나 작년도만 해도 사상최고액인 4천억달러나 되는바람에 부채총액이 8조달러나 된다며 큰 문제가 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회의를 하던중이었다고 합니다.  만약 Richard Syron 이 마음먹은대로 그 계획이 실행되면 FMFM 회사가 발행한 총채권규모가 무려 9조달러가 된다는 계산이 됩니다.  미국인 한가정당 10만달러의 빚을 지우는 셈이며 이 돈은 다음세대의 자손들에게 큰 부담이 될겁니다. 후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만에하나 일이 잘못되어 경기가 나빠지며 집값이 하락하고 그 결과 FMFM회사의 현금유동성이 나빠져 회사가 부도나는 일이 생긴다면, 아무리 경제적으로 막강한 미국이라 할지라도 9조달러라는 거대한 자금손실을 메꾸어줄수 있을걸로는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더구나 FMFM는 현재 정부기관이 아니라 정부출자회사이지만 사설회사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국가는 자신의 자본출자금 + 알파 정도만을 책임질수 있기 때문에 법을 바꾸지 않는한 관련 금융기관과 개인들의 막대한 피해는 막을 방법이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경제학자들이 예상하기로는 만약 9조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부도나는 일이 생기면 미국이라는 국가가 파산상태에 빠지고 전세계적으로 19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이 올수도 있다고 예상합니다.  자 그럼 이제 상황을 정리해 봅시다. 미국은 2000년도에 증권이 폭락하면서 당연히 뒤따라야할 불경기를 막기위해 그린스펀은 국가차원에서 부동산 값을 올리는 모험을 했고 그 결과 1990년에 3.5조달러 2000년도에 5조달러였던 미국인 가정의 가계부채를 2005년 불과 5년만에 10조달러로 두배로 늘려놓았고, 그 결과 미국인의 76%가 자기수입의 50% 이상을 집모기지 갚는데 쓰느라 허덕이고 있으며 저축율은 미국역사상 최저수준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경제는 기대했던 만큼 회복하지 않았고, 이제 집값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인플레 위험이 도래해도 이자율을 더 올릴수도 없고, 또 2년이내에 추가로 6조달러 더 마련해 가계부채를 20조 달러로 늘려야 합니다.

 만약 이걸 그대로 두면 앞으로 3년고정 5년고정으로 대출받았던 융자금의 이율이 올라가 모기지가 감당못할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걷잡을수 없는 개인파산 러쉬가 일어날 위험이 생기게 됩니다. 바로 이런점 때문에, 얼마전 파산한 메를린치에서 분석하기를 오히려 이율을 내릴거라는 전망치를 내놓았습니다. 미국정부가 개인파산을 방치하고 집값거품이 꺼지도록 절대 그냥 내버려 둘수가 없을거라는 예측을 했기 때문입니다. 빼도 박도 못할 지경에까지 발을 깊숙이 들여놔서 이미 인질잡혔기 때문에 어쩔수 없을거라는 말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늪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제 미국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겁니다. 만약 2000년도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그냥 시장기능에 맡겨두었더라면 몇년간 불경기가 왔겠지만 아마 지금쯤에는 전반적인 회복세로 돌아섰을겁니다. 그런데 그걸 인위적인 부동산 거품을 만들어 떠받치면서 나라 말아먹을 만큼 큰 규모의 가정부채와 부실채권의 커다란 시한폭탄을 감수하며 지금처럼 버티는 가혹한 선택을 한 상황입니다. 

 2008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미국경제를 말아먹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을것 역시 자명하며, 안그래도 전쟁수행하느라 경제가 많이 힘든데 부동산 폭락을 방조해 허약한 경제에 치명타를 막아야 한다는 것도 당연합니다. 더불어 파산한 개인들의 원성은 사회불안으로까지 이어질테니 보통문제가 아닐겁니다. 공화당의 정치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입니다. 그럼 과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어떤 판단을 내렸어야 될까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계속 수조달러씩 채무를 늘려가며 어떻게 되나 갈때까지 가보자는 것입니다.

 상황을 완만하게 정리하기에는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버린 듯한 느낌입니다. 이젠 어중간한 줄타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인듯이 보입니다. 고 아니면 스탑 둘중의 한가지 선택만이 존재합니다.   앞으로 2,3년뒤 어느쪽으로 가게될지는 여러분 스스로 잘 생각해보시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기를 바랍니다. 촛불은 꺼지기 직전에 가장 밝게 탄다고 하죠.  거듭된 분식행위로 겉모습은 화려해젔지만 감추어진 피부속은 연거푸 덧입혀진 화장독으로 이지러진 성형미인을 떠올리면 현재 미국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스스로 나르시시즘에 빠저 살다 화장이 어느순간 모두 지워젔을때 실체를 보고나서 충격과 공포속에 자기환멸에 빠질 날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고 봅니다. 

 자 이제 모든 속사정을 아셨으니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앞으로의 미국경제는 통화량 조절로 간신히 유지하는 답보상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되는 것이죠.  80년대 레이거노믹스로 한번 시련을 겪었고 그 틈새를 일본이 파고 들었습니다. 이제 그 틈새를 중국이 파고 들고 있군요. 제 글을 잘 읽고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셨다면 투자시기와 방법을 선택하고 현재 자기가 처한 금융환경에서 위험을 가급적 회피하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셨을 겁니다.   행운을 빕니다.